우면산의 감동… 병사와 주민은 진흙탕 속에서 서로를 안았다 "잘 가, 고마운 군인 양반." "할머니 잘될 겁니다. 힘내세요." 2일 오후 6시쯤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형촌마을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주민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산사태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군인과 소방관, 경찰관들을 위한 환송회가 열렸다. 복구 대원들의 옷은 며칠 새 진흙과 땀으로 색깔이 변하고 낡아버렸다. 지난달 27일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거나 침수된 주민들은 가재도구마저 잃어버려 떠나는 복구 대원들을 위한 음식도 장만하지 못했다. 과자 봉지조차 없었지만 주민 80여명과 300여명의 복구 대원들은 손을 마주 잡거나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며 환송회를 채웠다. 경찰, 군 장병, 소방관 순으로 정렬한 복구 인력들은 주민들 박수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충성!"이라고 거수경례를 했다. 송파소방서 소속 김종신(53) 소방위는 "과자 하나 없었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환송회가 될 것 같다"면서 "희망을 잃지 않은 주민들이 최고의 복구 대원들이었다"고 말했다. 주민 안상철(49)씨는 "군인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토사를 치운다고 생고생을 했다"며 "모두 자기 일처럼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형촌마을은 이번 산사태로 주민 1명이 숨지고 120가구 가운데 60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날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에서도 박수 소리가 컸다. "비는 악몽이었지만 장병 여러분이 도와줘서 이렇게 다시 살 궁리를 하게 됐네. 고마워, 고마워." 마을 입구에 모인 주민 100여명의 얼굴은 이미 산사태의 악몽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주민들은 떠나는 장병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몇몇 주민들은 직접 준비한 꽃다발을 장병들에게 건넸다. 토사, 쓰레기더미와 싸운 이들의 손에는 빨간 물집이 훈장처럼 잡혀 있었지만 주민들과 뜨겁게 손을 맞잡았다. 수도방위사령부 현병단 정대진(20) 이병은 "온몸이 따끔거리고 아프지만 주민들에게 마을을 돌려 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전원마을에서는 이번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7명이 숨졌다. 총 650가구 가운데 498가구가 침수 등 피해를 입었다. 마을 대표 정영자(여·69)씨는 "위로잔치까지는 열어주지 못하지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어 주민들과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부대로 향해 출발하는 군인들을 한 명씩 안아주며 눈물을 글썽이던 주민 김봉자(여·69)씨는 "다 내 아들 같다"며 "군인들 덕에 다시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불과 일주일 전 사람이 살지 못할 정도로 폐허에 가깝게 변했던 전원마을과 형촌마을은 복구인력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전원마을과 형촌마을 등 우면산 피해지역에는 군인 3만784명, 소방관 3만2820명, 경찰 1만3500명이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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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그대들의 군화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3]
청주산의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